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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환영을 보지 못한 사제는 자기 목에 칼을 겨눴어요.
1850년대 후반, 콜카타 외곽 갠지스강 옆에 세워진 다크시네스와르 칼리 사원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이 사원은 힌두교의 여신 칼리를 모시는 곳이에요. 검은 피부에 붉은 혀를 내민, 강렬하고 두려운 이미지의 여신이에요.
그 사원의 젊은 사제 가다다르 차토파디아이는 매일 제례를 올렸어요.
하지만 여신의 환영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오늘날로 치면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 보고서를 올리는데, 사장이 한 번도 답장을 주지 않는 상황이에요.
결국 그는 한계에 달했어요.
신전 벽에 걸린 의례용 칼을 손에 쥐고, 자기 목에 겨눴어요.
그 순간 의식을 잃었고, 깨어났을 때 처음으로 환영을 보았다고 기록돼요.
그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문맹의 시골 청년이었어요.
그 청년이 훗날 인도 영성의 핵심 인물이 됐어요.
가다다르 차토파디아이는 라마크리슈나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았어요.
결혼한 날부터 그는 아내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1859년, 23세의 라마크리슈나는 다섯 살 소녀 사라다 데비와 약혼했어요.
당시 인도에서는 어릴 때 약혼하는 관습이 있었고, 사라다가 성인이 되면 함께 사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어요.
그런데 사라다가 18세가 되어 그의 곁으로 왔을 때, 라마크리슈나는 평생 부부관계를 갖지 않았어요.
대신 1872년에 전혀 다른 일을 했어요.
사라다를 신전 좌대에 앉히고, 그녀에게 꽃과 등불을 바쳤어요.
이건 단순히 "아내를 존경하겠다"는 선언이 아니었어요.
그가 거행한 건 쇼다시 푸자예요.
살아있는 사람의 몸 안에 여신 트리푸라 순다리를 모시는, 힌두교에서도 드물게 행해지는 정식 제례예요.
19세기 인도는 철저한 부권 사회였어요.
그 사회에서 라마크리슈나는 자기 합법적 아내에게 무릎을 꿇었어요.
그는 결혼식 이후 죽는 날까지 사라다를 "어머니"라 불렀어요.
그는 자기 사원의 안마당에서 무슬림이 되어 절했어요.
1866년, 라마크리슈나는 수피 스승 고빈다 라이를 찾아가 이슬람 의례를 직접 배웠어요.
수피즘은 이슬람의 신비주의 전통으로, 기도와 명상을 통해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흐름이에요.
무슬림 복장을 입고 자기 사원 안마당에서 나마즈를 드렸어요.
나마즈는 하루 다섯 번 정해진 방향을 향해 이마를 땅에 대는 이슬람의 기도예요.
그러면서 자기가 평생 모셔온 힌두 신상을 일부러 외면했어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1874년에는 친구 집에서 성모자상 앞에 명상하다 예수의 환영을 보았다고 기록돼요.
힌두 사제가 이슬람 기도를 행하고, 기독교 성인의 환영까지 봤어요.
그런데 그는 자기 사원의 사제 신분을 단 한 번도 버리지 않았어요.
오늘날로 치면 한 종단의 신부가 "다른 길도 같은 신에게 닿는지 내가 직접 살아보겠다"며 모스크에서 예배하다 돌아오는 셈이에요.
당시로선 이단으로 몰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행동이었어요.
그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죽은 지 7년 만에 시카고 단상에서 인용됐어요.
라마크리슈나는 1886년 50세에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인도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적 없었고, 영어를 거의 쓸 줄 몰랐어요.
5년 전인 1881년, 17세의 콜카타 대학생 나렌드라나트 다타가 그를 처음 만났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그를 시험하려 했어요.
하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제자가 됐어요.
1893년, 비베카난다라는 법명을 받은 이 제자는 시카고 세계종교회의 단상에 올랐어요.
세계종교회의는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자리였어요.
그는 영어로 라마크리슈나의 가르침을 전했어요. 모든 종교는 서로 다른 길이지만, 결국 같은 신에게 닿는다는 이야기였어요.
글을 모르고 외국어를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사람이 삶 속에서 한 말 한 마디가, 죽고 나서 지구 반대편 무대에서 인용됐어요.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는, 칼이 목에 닿는 순간 눈을 감았던 사제가 있었어요.
결국 그는 여신을 찾아냈어요. 자기 아내의 모습으로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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